1980년대 후반 PC게임의 사운드는 대개 PC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단음으로 흘러나왔습니다. 물론 Ad Lib이나
COVOX 같은 사운드 카드가 있었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대부분의 PC는 삑삑 소리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사운드 카드가 없다고 해도 배경음악이나 효과음마저 안 난다면 게임하는 재미가 줄어들기 마련인지라 게임 제작사들은 PC 스피커를 이용해서 소리를 내야만 했습니다.
화음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비프(Beep)음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은 정말 눈물겨울 정도였습니다. 비록 ‘
스크림 트랙커(Scream Tracker)‘라는 프로그램에서 제법 깨끗한 음질의 4화음을 구현했고 8kHz 음질로 음성이나 녹음된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용량이 크다 보니 게임에서 도입하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게임에서는 대개 인터럽트 방식으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단일 채널에 주파수와 길이만 조정 가능한 비프음을 아주 짧은 시간차를 두고 번갈아가며 출력하면 화음과 비슷한 소리가 났습니다. ‘LOOM’, ‘XENON 2′, ‘Zeliard’ 등 당시의 인기 게임들은 대개 이런 방식을 썼는데, 컴퓨터 잡지 ‘마이컴’에서 소개되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나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3화음을 구현한 GW-BASIC 소스를 통해 원리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Silpheed’나 ‘Barbarian’, ‘Falcon’ 등과 같이 실제와 가까운 효과음을 내기 위해 음성이나 샘플링된 사운드를 삽입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디스켓 용량의 한계로 인해 전면적으로 적용하지는 못하고 타이틀 화면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는데 그쳤습니다.
(관련글 : IBM-PC의 게임음악 – #1. AdLib을 중심으로 / #2.내장스피커의 한계에 도전한 게임들 – banti님 블로그)
이제는 더 이상 PC 스피커로 사운드를 내는 게임들이 나오지 않기에 이런 노력들도 어느덧 구시대의 유물로 남은지 오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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