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심야 시간대에 방영되었던 외화 ‘맨티스’(M.A.N.T.I.S.). 휠체어를 타는 과학자가 자신이 고안한 특수 강화복 M.A.N.T.I.S를 입고 불의에 맞서는 내용이었는데, 스토리 전개보다는 입기만 하면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강화복에 눈길이 갔습니다. 평소에는 걷지 못하던 주인공이 옷을 갈아입는 순간 슈퍼영웅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며 ‘언제쯤 저것이 실용화될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걷기가 점점 불편해지면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기에 강화복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6백만 달러의 사나이’처럼 신체 일부를 기계장치로 대체하는 것보다 더욱 실현가능성이 커 보였고, 실제로 그런 장치가 개발된다면 혼자 힘으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그저 상상만 할 따름이었죠.
한참이 지나 일본에서 개발 중인 HAL(Hybrid Assistive Limb)에 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입기만 하면 보통 속도로 걷거나 40kg 정도의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기도 했지만 배터리 수명이나 최대 이동거리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습니다. 그 무렵 미군에서 비슷한 개념의 강화복을 실험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바퀴달린 이동수단을 쓰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몇 개 안 되는 계단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는가 하면 대중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워 활동범위가 크게 제약되는 불편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때도 많습니다.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강화복이라는 물건에 주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